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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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하다 문득 떠오른 시가 있어 올려봅니다.
'떠나고 싶은자 떠나게 하고...'
강은교 시인의 사랑법은 제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하긴
벅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생각들을
한올 한올 풀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밤엔 이 시를 읊으며 잠들어보렵니다.
(야근 중에 자면 안되지만 ^^)
행복한 밤, 편한안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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