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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화재 피겨공연 취소 인부에 5억원 배상 판결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2010년 9월 29일자 한국일보 사회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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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안도미키 등 세계 정상급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아이스쇼 공연 직전에 목동아이스링크 지붕에 불을 내 공연 취소사태를 초래한 방수업체 인부에게 거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장재윤)는 당시 공연을 기획했던 S사가 화재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방수업체 H사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고, 인부 김씨에 대해서는 "5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목동아이스링크 지붕방수공사를 하던 중 피우던 담배에서 튄 불씨가 지붕에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며 "화재로 공연이 취소되어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S사는 2007년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김연아, 안도미키(일본), 예브게니 플루셴코(러시아) 등 세계 정상급 피겨스키이팅 스타 15명을 초청하여 아이스쇼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공연을 7시간 앞두고 갑자기 지붕에서 불이나 결국 모든 공연일정을 취소했다.



*********************   3년 전 기사   ******************************



2007년 9월 15일자 경향신문

아이스 쇼 대신 국제적 망신 ‘쇼’… 목동 아이스링크 화재

‘피겨 요정’ 김연아(군포 수리고)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피겨 스타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스쇼가 화재로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현대카드 슈퍼매치 Ⅴ-07 슈퍼스타스 온 아이스’가 열릴 예정이던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 지붕이 14일 낮 불길에 휩싸여 있다. <양천소방서 제공>
2007 현대카드 슈퍼매치 Ⅴ ‘슈퍼 스타즈 온 아이스(Super Stars on Ice)’ 쇼가 14일 저녁 열릴 예정이던 목동 아이스링크 지붕에서 공연 시작 7시간 전쯤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낮 12시쯤 발생한 화재는 24분 만에 진화됐지만 그새 지붕 면적의 6분의 1이 탔다. 공연장 안은 뿌연 연기로 가득했고, 고온 탓에 바닥의 얼음은 녹아버렸다. 공연장에서 리허설 중이던 남자 피겨선수 이동훈(20)과 지하 1층 연습장의 학생 180여명 등은 급히 피신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음 리허설 준비를 위해 도착한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챔피언 안도 미키(20·일본)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싱글 금메달리스트 예브게니 플루셴코(25·러시아) 등 세계 최고의 피겨 스타들도 현장을 목격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 앞에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셈.

양천소방서 관계자는 “건물 옥상에서 우레탄폼 방수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붕 표면이 탔다”며 “정확한 원인은 경찰과 함께 추가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이 시작되는 당일, 그것도 7시간 전에 방수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불. 예기치 못한 화재였다고 해도 준비소홀로 인한 사고임은 분명했다.

행사 주최사인 현대카드측은 공연 시작 4시간 전에 “3일간의 이벤트를 모두 취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대카드는 “긴급안전진단을 통해 지붕 겉만 탔을 뿐 건물에는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1%의 사고라도 없애기 위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체 공연장이 없는 상황에서 주최측이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정이었다지만 “환불이면 그만”이라는 무책임한 자세도 문제였다.

김연아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며칠 전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리허설을 할 때 다른 선수들이 낡은 시설과 빙질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었다”며 “어렵게 자리한 선수들이 공연 한 번 못하고 돌아가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세계선수권에서 3번이나 남자 싱글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플루셴코는 당혹감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무릎부상을 딛고 한국에 왔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다. “한달 전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했고, 컨디션을 100%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 열심히 공연 준비를 했다”며 “나는 한국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있지만, 이곳을 처음 방문한 다른 선수들은 더 아쉬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도 미키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한편 주최측인 현대카드는 공연 입장권을 예매했던 팬들에게 전액 환불조치를 하고, 추후 보상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부랴부랴 16일 오후 3시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김연아만 따로 무료공연을 한다는 결정도 이어졌다.

하지만 하루 평균 예매율 80%(약 4000명)를 기록했을 정도로 수준 높은 빙상 연기를 고대했던 국내팬들의 실망감은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임현주기자〉
Posted by mos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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