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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2월23일자 한국일보 경제 1면
유통 투명화 앞장… 푸틴도 "LG 스빠씨버"
[루스끼를 감동시킨 한국제품] (하)
외국기업첫가전 공장… 모든 공정 100% 현지화
에어컨 등 5개 품목 '러시아 국민브랜드'로 선정

모스크바= 글ㆍ사진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러시아 모스크바주 루자군 LG전자 공장 A동에서 러시아 직원들이 드럼 세탁기를 만들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3년 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초청을 받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푸틴 총리가 비공식적으로 '러시아 투자환경 개선 및 자원 개발 사업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국내 기업으로는 LG가 유일하게 초대받은 것이다.

푸틴 총리는 이날 구 회장에게 "우리는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스빠씨버(고맙다)"라는 말을 여러 번 언급했다. 푸틴은 왜 그토록 구 회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을까.

한국을 비롯한 외국계 기업들은 4년 전까지 핀란드, 독일 등을 통해 상품을 우회 수출했다. 당시 푸틴 총리는 "러시아 국경 세관에서 발생하는 불법통관을 근절하겠다"며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경로로 반입되는 백색통관으로 투명화하겠다"고 선언했다.

LG전자는 푸틴의 투명화 정책에 앞장섰고, "완제품 수출보다는 러시아에 직접 투자를 강화하겠다"며 외국계 제조업체 최초로 모스크바주 루자군에 공장(사진)을 설립했다.

외국기업 최초로 생활가전 현지생산

빠른 유통경로로 시장점유율 늘려 LG전자 루자공장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70㎞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2006년 총 1억5,000만달러를 들여 지은 공장의 규모는 50만㎡(15만평). AㆍB동에는 생산라인, 부품창고, 임시 보관함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등 현지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며, 작은 부품부터 완제품 포장까지 100% 현지화를 했다.

안드레이 로브리노프(42) 현장 소장은 "TV 생산라인은 대형(32,42인치)과 소형(22, 26인치)으로 나뉘어졌고, 1시간에 한 라인에서 LCD, PDP를 각각 500대씩 생산하고 있다"며 "올해는 라인을 2개정도 더 증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냉장고 라인으로 이동해 용접공정을 지켜봤다. 러시아는 환경규제가 한국의 10배 정도 까다로워 공장 관리자들을 원료부터 제품 생산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직원들은 "공장 내 인체 유해시설이 전혀 없어 안심해도 된다"며 마크스나 안정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자율 복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냉장고 생산량은 공장 설립 당시 한 달에 7,000대에서 현재 4만대로 늘었다. LG전자는 러시아가 소형 아파트 형태의 주거 환경이 많은 점을 착안해 집안 면적을 덜 차지하는 높이 185㎝, 190㎝의 늘씬한 '콤비냉장고'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겨울이 6개월'이란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 매일 장보기 불편한 주부들 위해 냉동실을 아랫칸에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탁기의 한달 생산량은 5만대를 넘었다.

지난해 루자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TV는 100만대, 세탁기는 80만대, 냉장고 35만대, 모니터는 300만대다. 올 해는 전년대비 판매량이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성과에는 러시아인의 독특한 생활습관을 최대한 배려해준 현지화 정책이 성공한 데 기인했다.

정병주 가전제조 담당 냉장고생산실 부장은 "러시아인은 감기 걸리거나 조금만 아파도 출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의사 소견서만 있으면 출근을 안 해도 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대신, 자율 경쟁하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해당 제품이 시장점유율 1위 하면 연봉도 최고로 대우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LG전자 세탁기를 비롯한 몇몇 가전제품은 러시아ㆍ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철저한 현지화로 러시아 CIS에서 No1 도약

LG전자가 한국 협력업체와 함께 안정된 부품 인프라를 구축한 것도 러시아에서의 성공비결중 하나다. LG전자는 국내 협력사 7개 중소업체에게 루자공장에 부지를 제공했고,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협력업체 수를 늘리기 위해 S동 2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루자공장 관계자는"러시아는 산업 인프라가 전무해 부품 하나만 없어도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루자공장 인근에 LG전자의 모든 부품업체가 들어와있다"면서 "이것이야 말로 상생협력을 통해 일궈낸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러시아에서 경제 위기를 겪을 때마다 역발상 전략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2008년에는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자 제품개발, 마케팅, 광고비에 생산량까지 2배로 늘렸다. 김영찬 CIS 총괄 본부장(부사장)은 "공장을 쉬고 가동을 줄이면 손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물량도 전보다 더 늘리고, 사람에 대한 연구개발(R&D) 비용도 늘렸다"면서 "이런 덕분에 LG전자의 오디오, 청소기, 에어컨 등 5개 품목은 '러시아 국민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크렘린 궁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돌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20년째 LG의 광고판이 부착돼있어 사람들이 아예 LG다리로 부르고 있다"며 "다른 기업보다 먼저 LG다리의 가치를 알아봤듯이, 앞으로도 러시아의 미래와 가치를 보고 투자, 러시아 및 CIS지역에 일등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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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2월 22일자 경제1면
"어려울 때 도와준 친구" 삼성제품 7개 1위
[루스끼를 감동시킨 한국제품] (중)
삼성전자 깔루가 공장 풀가동…TV 年350만대 생산
러시아 국민들 "모라토리엄때 투자 늘린 기업" 큰호감

모스크바= 글ㆍ사진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러시아 깔루가주 삼성전자 공장 직원들이 TV 모니터의 완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서남쪽으로 86km떨어진 깔루가주 보르시노시. 모스크바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남짓 달려야 하는 이곳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삼성전자 TV공장이 있다. 삼성전자가 2억 달러를 들여 2008년 완공한 이 공장은 47만㎡ (14만3,000여평)로 연간 350만대의 TV를 생산하고 있다. 이중 80%는 액정화면(LCD) TV, 20%는 발광다이오드(LED) TV다. 현재는 TV만 만들지만 앞으로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바깥 온도는 영하 30도를 오르내리지만 공장 내부는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 실내 온도는 작업 환경에 가장 적합한 영상 23~26도를 유지하고 있고, 눈으로 덮여 걷기조차 힘든 외부와 달리 공장 실내 바닥에는 티끌 하나 찾을 수 없다. 사소한 티끌 하나가 제품 품질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 내 가장 큰 생산라인은 TV 외관을 만드는 사출 공정이다. 거대한 고무원료통에서 쌀알만한 검은색 고무를 녹인 뒤 리모콘부터 63인치 TV 외관까지 갖가지 부품을 크기 별로 제조한다. 자동화된 사출 공정은 1년 내내 잠시도 쉬지 않고 작동하며, 최종 품질검사만 3교대로 일하는 직원들이 한다.

로봇들이 줄지어 늘어선 표면실장부품(SMDㆍSurface Mount Devices) 생산 시설은 TV 회로판 위에 부품을 장착하는 곳이다. 0.09초만에 부품 1,000개를 꽂는 로봇들이 하루에 제조하는 TV 회로판은 8,000장에 이른다.

주로 품질검사와 마무리 손질에 투입되는 공장 직원들 또한 시계추처럼 바삐 움직였다. 보통 러시아인들은 오전 10시에 출근해 2시간 동안 점심을 먹고 오후 6시에 정시 퇴근하지만 이 곳 직원들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수아꼬프 알렉 깔루가 공장 관리자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1초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며 “다른 직장보다 업무 강도는 세지만 직원들 모두 삼성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 곳에 대규모 TV공장을 건설한 것은 러시아 정부의 제조업 강화정책과 맞물려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008년 경제위기 직전에 “러시아에 완제품만 수출해 수익만 챙기고 투자를 하지 않는 외국 기업은 규제를 강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삼성전자를 비롯한 외국계 기업들이 현지에 생산 공장을 잇따라 지었다.

그 중에서 삼성전자는 남달랐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공장 직원 1,300명 대부분을 깔루가 지역 주민들로 채워 주민들은 지금도 “삼성전자가 지역 실업난 해소에 일조했다”며 고마워 한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가족적인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 데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취재차 방문한 날에도 공장에서 특별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공장 내 의무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이리나 브도비나씨의 생일 축하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한국인 직원들도 함께 했다. 노성원 삼성전자 깔루가 공장 인사부장은 “기념일을 중시하는 러시아인의 문화와 정서를 감안해 점심 시간 직전에 이런 모임을 허용한다”며 “반면 일하는 것은 삼성 스타일에 맞춰달라고 요구해 직원들도 잘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현지화 전략은 오래 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1989년 한ㆍ러수교 체결 이전에 러시아 시장에 진출, 1990년 4월 모스크바 지점을 개설한 바 있다. 1999년 4월에는 크렘린 인근에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을 설립하고, 푸틴 집무실 앞에 정면으로 보이는 국립도서관(레닌도서관) 위에 초대형 ‘삼성’ 광고판을 세우기도 했다

1998년 러시아가 외환위기로 채무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을 때 소니 등 다른 해외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삼성은 마케팅, 광고 및 각종 후원비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도 러시아인들은 어려웠던 시절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삼성을 고마워하고 있다.

덕분에 러시아에서 삼성에 대한 호감도가 급속히 올라갔다. 러시아인 10명중 4명은 삼성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10가구 중 3가구는 삼성 TV와 전자레인지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제품도 7가지나 된다. 서치원 삼성전자 CIS 총괄 전무는 “그 동안 톨스토이 문학상, 볼쇼이극장, 30여개 고아원 후원 등 문화복지 사업을 강화해 러시아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며 “여기에 정직한 품질과 확실한 사후관리(AS)가 뒷받침되면서 러시아 국민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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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2월 19일자 한국일보 경제1면 
"까레야 최고" 러시아인 50%가 한국휴대폰
[루스끼(러시아인)를 감동시킨 한국제품] (상)
디자인·가격 합리적… 학생부터 부유층까지 매장 북적
LCD·LED TV는 소니보다 비싸게 팔려… "국민 브랜드"

모스크바=글ㆍ사진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러시아 모스크바 북쪽에 위치한 '가르부시까' 전자상가에서 러시아인들이 삼성전자 휴대폰의 기능과 디자인을 살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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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전쟁과 평화>를 쓴 톨스토이라는 대문호를 배출하고, 세계적인 음악가 차이코프스키를 낳았으며,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탄생시킨 나라다.

하지만 유독 제조 기술은 전무한 편이다. 그래서 해외산 제품에 대한 의존력이 크다. 이중에서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우리나라 제품이 인기 있는 이유는 품질대비 가격이 합리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전자제품에 대한 러시아인의 애정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각별하다.

올해는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를 체결한지 20년이 되는 해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이지만 러시아시장에서 '국민브랜드'로 자리 잡은 한국 전자제품의 성공스토리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 콘서트홀 단장 자하로프 발레리 빠플로비치(66)씨. 러시아내에서도 이름난 친한파인 그는 집안에 있는 TV, 냉장고, 세탁기부터 휴대폰, 자동차까지 모두 '한국산'제품을 쓰고 있다.

발레리 단장은 "한국 제품을 쓰다 보니 한국(까레야)이란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호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가루부시까나 쪼쁠리스탄 등 전자상가를 방문하면 나 같은 친한파를 만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스크바 북쪽의 '가르부시까'는 우리나라의 용산전자상가와 비슷한 러시아 최대규모의 전자제품상가 밀집지역이다.

이 곳 휴대폰 매장들은 모든 단말기를 쇼윈도 밖에 진열하고 있다. 그래서 지나가는 쇼핑객들이 자유롭게 만져보고 눌러보고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휴대폰은 30달러부터 1,000달러 이상 되는 제품까지 가격도, 종류도 모두 다양했다.

이 곳 매장에서 일하는 끼릴 치카로프씨는 "중ㆍ고등학생들은 삼성전자의 '코비'를 주로 찾고, 대학생들에겐 '스타'(GT-S5230)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비의 인기비결은 노란색, 흰색, 분홍색, 오렌지색 등 4가지 색상에 화려한 디자인, 여타 휴대폰에 비해 직관적인 사용자환경(UI)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스타의 경우 학습관련 UI가 많아 대학생들이 리포트 작성 등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사용하면서 유명해진 LG전자의 '와치폰'은 1,000달러가 넘는 고가임에도 러시아 부유층이 꾸준히 찾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2개월 만에 모스크바에서만 400대가 판매됐다. 이른바 프리미엄폰은 한 달에 100대 이상 팔리면 성공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박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한국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휴대폰 매장의 한 관계자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노키아가 러시아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켜왔지만 지금은 러시아인 절반이 한국산 휴대폰을 구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지난 해 러시아가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노키아와는 다른 러시아 시장공략법을 택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노키아는 당시 러시아 경기침체로 인해 제품판매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 신제품 출시를 자제하는 등 마케팅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신규로 휴대폰을 구입하는 중ㆍ고교생 및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대거 내놓았는데 이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노키아는 러시아와 같은 GSM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CDMA 방식의 우리나라 휴대폰에 비해 러시아 진출이 쉬웠다"며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는 러시아 수출용 휴대폰을 GSM방식으로 전환해서 보내는 대신, 각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휴대폰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시장 휴대폰 점유율은 노키아 38.3%, 삼성전자 38.1%, LG전자 11.6%를 기록, 노키아를 제치고 50%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2008년 노키아 34.8%, 삼성전자 30.9%, LG전자 3.9%이었던 점유율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모스크바 남쪽 쪼쁠리스탄의 엘도라도 매장에는 LCD 평면TV와 LED TV 제품의 경쟁이 한창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격. 삼성전자 32인치 TV가격을 100으로 친다면 LG전자가 90, 세계적인 브랜드인 필립스와 소니는 70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이 한때 저가공세로 해외시장을 공략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지난 해 러시아 LCD TV점유율은 삼성전자 27.7%, 필립스 16.9%, LG전자 11.6%. 삼성전자는 우수한 품질을 앞에서 고가라는 약점에도 불구, 2007년부터 이전까지 1위였던 필립스를 누르고 정상에 우뚝 섰다.

TV 매장에서 만난 한 러시아인은 "가격 때문에 한국 제품 구입이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제품 자체만 두고 본다면, 역시 한국제품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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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2월 9일자 한국일보 2면
러 군사 핵심기술 하반기부터 이전받는다
경협차관 미상환금 환수 3차불곰사업 착수
7억달러 규모 합의… 헬기 등 장비도 포함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모스크바=임현주기자 korearu@hk.co.kr1  
 
 
한국이 러시아에 빌려준 경협차관 미상환금을 군사장비 등으로 돌려받는 한ㆍ러 군사기술협력사업(3차 불곰사업)이 올해 하반기 중 착수된다. 1ㆍ2차 불곰사업과 달리 3차 사업에서는 우리측이 요구한 핵심 기술이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3차 불곰사업의 쟁점이었던 기술이전과 최신형 완성장비 도입 문제에 대해 최근 러시아측과 상당 부분 합의를 이뤘다"며 "올해 하반기 중 사업 착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2007년 말 3차 불곰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실무 협상을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장비와 기술이전 목록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공전을 계속해 왔다. 러시아는 1ㆍ2차 사업처� T-80U 전차, BMP-3 장갑차, 공기부양정 무레나 등의 장비들을 구매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우리 정부는 이런 장비를 제외하고 해병대의 상륙용 기동헬기로 활용될 수 있는 KA-32 카모프 헬기, 공군생도 실습기인 IL-103 등 효용성이 높은 장비만을 구매하겠다고 맞섰다. 구매 목록의 이견에 따라 우리 정부가 요구한 핵심 군사기술 이전에 대해 러시아가 난색을 표시해 왔다.

한국은 최근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상당한 기술이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07년 말 MOU 체결 당시 러시아 측에 11개의 군사기술이전을 제의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3차 불곰사업에는 헬기를 비롯한 여타 군사 완성장비는 물론 1ㆍ2차 사업과 달리 러시아의 앞선 기술이전이 이뤄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양국은 지금까지 각자 입장에 따라 무기 구매 목록과 기술이전 목록을 패키지로 묶어 수준을 조절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패키지에 대한 이견이 조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3차 불곰사업 규모는 1ㆍ2차 사업을 뛰어넘는 약 7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은 과거와 달리 미상환 경협차관을 직접 무기도입 대금으로 상계하지 않고 한국이 대금을 지불하되, 러시아는 남은 경협차관을 향후 10여년에 걸쳐 별도로 상환키로 했다. 남아 있는 경협차관은 약 13억달러다.

불곰사업은 한국이 1991년 당시 소련에 제공한 14억7,000만 달러의 경협차관의 일부를 현물로 들여오기로 하고 95년부터 추진한 러시아 무기도입사업을 말한다. 95년부터 98년까지 1차 사업을 통해 T-80U, BMP-3, 휴대용 대전차유도탄 METIS-M, 휴대용대공미사일(IGLA)을 도입했고, 2002~2006년 2차 사업으로 T-80U, BMP-3, METIS-M, 공기부양정, IL-103, KA-32A를 들여왔다. 2억1,400만달러 규모의 1차 사업은 경협차관 상환으로 충당했고 5억3,400만달러 규모의 2차 사업의 경우 절반은 경협차관, 절반은 현금으로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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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2월 4일자 한국일보
"하라쇼" 러시아인들, 한복 아름다움에 빠지다
성신여대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행사 성황

모스크바=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조선시대 전통 복장을 한 성신여대 교수와 학생, 전문 모델 등이 2일 밤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콘서트홀에서 한복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모스크바=임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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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7시(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 콘서트홀. 1,500여명을 수용하는객석은 공연 30여 분 전에 꽉 들이 찼다. 콘서트홀 개관 70년만에 처음 열린 패션쇼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오케스트라 공연의 주최자는 다름 아닌 성신여대였다. 성신여대가 한국과 러시아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행사였다.

1부 행사 제목은 한복 패션쇼인'찬란한 유산'. 학교측은 행사를 위해 무려 10년 동안 고증 작업을 벌여 조선 왕실 복식부터 기녀복까지 수십 벌의 전통 의상을 완벽하게 복원해냈다. 관객들은 한복의 화려한 색상과 선의 우아함에 연신 "말라젯(훌륭해)","오친 하라쇼(정말 멋져)"를 외치며 환호했다.

유서 깊은 무대에 한국의 한복 패션쇼가 펼쳐지게 된 데는 발레리 자하로프(66) 차이코프스키 콘서트홀 단장의 공이 풔�. 그는 "음악이나 무용 공연이 아닌 공연이 이 무대에서 허락된 것은 극장 역사상 처음"이라며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20년 전 한ㆍ러 수교 당시 볼쇼이 극장의 작품 담당이던 그는 볼쇼이의 한국 공연을 지원하는 등 양국 문화 교류를 일선에서 이끌기도 했다.

1부 패션쇼가 끝난 뒤 2부 시작 전에는 성신여대 교수와 학생들이 직접 만든 한국 전통 쌀 과자와 약과 등 다과가 제공됐다. 안드레이 알베르꼬프(35)씨는 "한국의 멋과 맛을 한꺼번에 느끼는 날이었다"고 흐뭇해했다. 2부에서는 성신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과 음대 교수 협연으로 분위기를 한껏 이어갔다.

행사에 참석한 이규형 주 러시아대사는 "뜻 깊은 해에 민간차원의 첫 행사가 열려 의미가 더 크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양 국 젊은이들의 교류가 더욱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류전문가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2000년부터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 등 해외 각국에서한국 전통 의상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150여명의 성신여대생과 교수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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