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안녕하세요.

임현주입니다. 서울에는 벌써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네요.

지난 금요일에 점심 먹고 청계천을 거닐었는데 봄의 향기가 코끝을 통해 전해지더라고요.

러시아는 5월 초쯤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기 때문에, 아마도 ‘겨울의 끝자락’에서 얼어붙은 땅들이 겨울을 기약하는 인사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러시아 관련 이슈들이 많이 있었지요.

스킨헤드 문제로 유학생 피살되고, 모스크바 연극대 학생이 폭행을 당하면서 러시아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가 언론에 집중 보도됐었습니다. 최근에는 MBC가 파업을 하면서 오전 뉴스타임에 ‘지구촌 리포트’ 진행하시는 분께서 러시아 ‘촌지’관련 외신 보도를 번역해서 방송하는 등 러시아 관련 안 좋은 소식들이 참 많았어요.


지난주 월요일인가, 제가 트위터에도 잠깐 글을 올렸습니다만 저는 러시아 관련 이 같은 보도들이 집중 보도될 때마다 “아직도 우리 언론이 갈 길이 멀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의 사건 사고를 편견의 틀 안에서 보고, 해석하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경우의 한 예가 아닌가 싶거든요.


러시아 스킨헤드 문제는 제가 유학했던 90년대 중, 후반에도 있었습니다.

일명 ‘카더라’통신을 통해서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고, “누가 얼마 전에 어디서 맞았데”, “누가 얼마 전에 전철에서 집중 구타를 당했다나봐...”라는 식의 소문들은 대중교통밖에 이용할 수 없는 가난한 유학생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죠.


레닌 (4월22일) 생일을 전후로 스킨헤드가 기승을 부린다는 보도도 1년에 한 차례씩 나왔는데, 사실 그 정도로 위험하고 심각하다면 어떻게 한국 사람들이 목숨을 보존할 수 있겠습니까.


2006년, 초년병 기자 시절에 경찰 출입기자를 하면서 밤사이 사건사고들이 얼마나 많고, 매일밤 서울시내 종로, 중부, 마포, 영등포, 관악, 강남, 동부 등 9개 라인에 3~4개씩 배치되어있는 경찰서에 접수된 변사사고가 각 경찰서마다 1~2개는 이상은 된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경찰들은 변사사고 접수 사실을 숨겨야하는 게 의무고, 기자는 알아 내야하는 게 숙명인데 그 시절 사람의 삶과 죽음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갑자기 생뚱맞게 왜 사회부 기자 얘기를 꺼냈냐면, 러시아에서 ‘인종차별’문제로 한국인이 다치고, 사고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부산이나 안산 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가끔씩 일어나는 정말 ‘사고’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신문들이 80년대처럼 사람 1명죽고, 2명죽은 사건 사고를 1면 톱기사로 내보내지 않듯이, 이제는 우리나라 언론들이 러시아에 대해 스킨헤드 문제로 인한 사건사고로 여론몰이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음으로 쓰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6년 여기자협회에 실린 '탈 수습기'  (2) 2010.04.28
KT 테더링 서비스의 진실?  (6) 2010.04.22
임현주 입니다.  (16) 2010.01.08
한국일보에서 새 출발을 합니다  (5) 2009.12.29
2009년을 보내며  (8) 2009.12.07
Posted by mosque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