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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테더링 서비스의 진실?


KT가 ‘테더링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깜깜 무소식입니다. KT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를 했는데 허가가 안난다”는 입장이고, 방통위는 “KT가 8개월 한시적으로 서비스를 하겠다고 해서, 서비스를 할 것이면 영구적으로 하던지 아니면 국민들에게 ‘8개월 시범서비스’임을 알리라”고 답했다는군요.

(관련기사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003/h2010031122593221540.htm)


테더링 서비스란?

테더링은 KT 와이브로나 SK텔레콤 T로그인 같은 별도의 무선 모뎀이 없어도 휴대폰을 노트북 등 다른 휴대기기에 연결해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3세대(3G/010 번호 사용자)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테더링 서비스가 실시되면 휴대폰에 남아 있는 데이터 용량을 노트북이나 다른 디지털 기기와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휴대폰 이용자들에게는 요금 절감 효과를 크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입니다. 현재 이동통신사에 출시되어 있는 요금제 가운데 데이터 잔여량이 이월되는 서비스는 없기 때문에 테더링이 실시되면, 남은 데이터용량을 개인이 원하는 용도에 따라 편리하게 쓸 수 있어서 좋은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KT가 발표만 하고 왜 실행하지 않느냐.

KT 가입자 1500만명(2월) 가운데 음성통화 위주의 2세대(2G) 가입자는 250만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데이터 기반의 3G 가입자인데, KT가 테더링 서비스를 영구적으로 하게 되면 3G 망부하가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노트북으로 이용할 때와 휴대폰으로 이용할 때 사용되는 용량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즉, 휴대폰에 남아있는 데이터를 노트북에서 이용하게 되면 1기가(G) 요금제를 쓰던, 2기가(G) 요금제를 쓰던 본인이 가입한 정액요금제 데이터 잔여량을 쉽게 소진하는 것은 시간문제이지요.


KT는 현재 3G 망이 포화상태입니다. 그래서 “01X 번호를 폐지하고 010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011, 017, 019 등 2세대(G) 가입자를 3세대로 흡수해 2G 망을 모두 거둬들이고 3G 망이나 4G(세대) 망에 투자하려는 것입니다.


KT가 “테더링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 SK텔레콤은 정말 놀란 반응이었습니다.

실제로 테더링을 허용하면, 매출에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또 망부하에 따른 시설관리비용이 만만치 않고, 망부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좋은 서비스를 출시해놓고도 소비자 원성이 자자할 게 뻔해서지요.


며칠 전 경향신문에서는 이런 기사가 게재됐습니다.

핵심 내용을 함축하자면 방통위가 SK텔레콤과 KT를 차별한다는 내용인데, SK텔레콤에서 실시하는 ‘초단위 요금제’를 KT가 하지 않기 때문에 KT가 신고하는 모든 요금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보도가 나간 다음날, 방송통신위원회는 발칵 뒤집어 졌습니다.

방통위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이 이례적으로 마감시간이 지난 오후 5시경에 기자실에 찾아와 “정말 억울하다. 테더링은 소비자들에게 정말 혜택을 주는 혁신적인 서비스이고, 사업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서비스인 것은 틀림없는데, KT가 서비스를 올 연말(12월)까지만 하겠다고 제출해 ‘서비스를 영구적으로 하던지, 아니면 8개월 임시 서비스라고 국민들에게 알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신 국장은 “좋은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고지를 안하면, 그 서비스 기간이 지난 다음에 요금 폭탄 맞은 국민들은 또 방통위는 뭐했냐며 원망할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KT가 테더링서비스를 8개월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려고 했다?

지난달 모든 언론에 게재된 ‘KT 테더링 서비스’ 기사를 살펴보면, 그 어디에도 8개월이란 내용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방통위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면 밝혀진 사실이지요.

그런데 최근 언론에서 KT가 방통위에 미운털이 박혀, KT가 하는 것을 방통위에서 못마땅해한다는 방향의 기사가 나가니까, 방통위는 이 오해를 풀어야겠다는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짚고 넘어간 것입니다.


통신을 담당하는 기자로써, 저는 이 ‘테더링’문제가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되고, 도움이 되는 요금제를 실시하면 좋겠겄만, 통신사들이 기자들을 대상으로 “우리 이렇게 혁신적인 서비스 할거야”라고 거창하게 말만하고, 실행은 뒤따르지 않는. 그럼으로 소비자들은 “뭐야, 요금 내려가고, 더 좋은 서비스 나온다며 왜 시장에는 없어?”라는 반응으로 기사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을 느껴야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것이죠.


그래서 통신사나 기업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책이나 서비스 발표를 할 때 두 번 세 번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보게 됩니다. 기업이 정치인처럼 말만 앞서고, 행동은 뒤늦게 마지못해 따라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통신기자로 앞으로 얼마나 더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언론보도는 국민을 대상으로,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약속이고, 그 약속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며,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이제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트위터로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내용 살짝 추가합니다.
KT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것은 저렴한 요금의 테더링 서비스, 데이터 잔여량을 테더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폰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테더링을 이용하고 계신 분들이 일부 계십니다만, 1MB(메가바이트) 당 2,660원으로 1G(기가바이트)를 쓰면 월 266만원이 부과됩니다. 사실상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나 마찬가지 인 것이죠. 그래서 KT 테더링 서비스를 1MB당 51.2원만 부과하는 요금제를 만들겠다며 신청한 것이고, 방통위에서 8개월 한시적인 부분에 문제 제기를 하자 KT측이 답이 없어, 방통위가 "그럼 우리가 무조건 너네 얘길 들어줄테니 신고부터 하라"고 했고, 최종적으로 KT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Posted by mos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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