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며칠전 구글에서 음성검색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한국의 방언(사투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한 단어의 여러가지 억양과 발음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땅 덩어리도 작은 나라에서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각 지방마다 발음이 다 다르이때문에 가끔 한국사람끼리도 소통의 부재가 생기는 경우가 있지요.

남한과 북한을 합친 영토의 77배나 되는 러시아는 어떨까요.
러시아에는 방언이 없습니다. 우리가 서울말을 표준으로 채택해서 사용하지만, 러시아는 모스크바나 극동지역이나 어디든 다 똑같은 '표준어'를 사용합니다. 어떻게 그 것이 가능하냐고요?

러시아는 영토에 비해 인구가 많지 않습니다. 땅이 워낙 넓다보니 모스크바에서 인구조사를 시작해서 시베리아를 지나 블라디보스톡으로 갈 때쯤되면 이미 통계가 다 바뀌어있다고 합니다. 현재 러시아 인구는 1억3천~1억 5천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다가 1703년 피터(뾰뜨르) 대제가 상트페레트부르그(St.Petersburg)를 만들면서 발틱해 연안으로 이동해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생겼고, 그 무렵부터 러시아는 넓은 영토를 지키기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많이 줬다고 합니다. 1860년경에 블라디보스톡이나 하바로브스크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농사를 지을 수 있을 만큼의 영토를 제공해주고, 인근 마을마다 세워진 학교에서 '표준어'로된 수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1900년도 초쯤에 라디오가 널리 보급되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누구나 라디오를 들으며 통일된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었고요. 

그런데 가끔 사할린이나 완전 시골지역에서 모스크바로 올라온 사람들 중에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처럼 억양이나 발음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은 아니고요. 알파벳 오(o) 발음을 무조건 '오'로 읽는거죠.
예를들어 '좋다'는 의미의 하라쇼를 써 있는 철자대로 읽으면 '호로쇼' (Хорошо)가 되는데 발음 엑센트는 중간에 세번째 오에 붙어 있어서 그 이전 오 발음은 '아', '어'의 중간 발음으로 해야하는 규칙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규칙을 무시하고 무조건 오를 오로 읽는 경우입니다.

"하라쇼!"라고 발음하지만 철자는 '호로쇼'로 씁니다.
헤어질때 안녕! 이라고 말하는 빠까(Пока)도 철자대로 하면 '뽀까'가 되겠지만 엑센트가 끝에 에이에 붙어있어서 '빠까'로 발음하거든요.

1990년에 한러수교가 체결되고 국내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던 노어노문과 학생들이 러시아에 갔을 때 이 '오'발음을 제대로 못해서 러시아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못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호로쇼, 뽀까, 도스비다냐(다스비다냐/안녕히가세요) 등...
심지어 기차역인 '바그잘(Вокзал)'을 '보크잘'로 써있는대로 그대로 읽다가 놀림을 받았던 학생도 본적이 있습니다.
워낙 방언이 없는 나라다보니까 발음이 다른 것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러시아에서도 무엇이든,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많이 쓸 수 있고, 통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하라쇼!'이지요. 상대방의 의사를 물을 때도 '하라쇼(좋다)'라고 답하고, 상대방이 동의 하는지 의견을 물을 때도 하라쇼?! 라며 끝에 억양을 올리며 동의를 구합니다. 스빠씨버만큼 많이 쓰이는 하라쇼!

정말 좋고, 정말 괜찮을 때는 앞에 매우(오친/Очень)를 붙여서
'오친 하라쇼!'라고 말하면 됩니다.


하라쇼?  *^^*





Posted by mosque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