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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4일자 경향신문

중소기업 채용박람회 현장 여전한 ‘온도차’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구인업체 “대기업만 찾고 중소기업은 외면”
구직자들 “가능성보다 대기업 경력자 선호”

“신입사원을 뽑고 싶어도 대기업만 찾고 중소기업은 지원하지 않는다.”(구인업체)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가 일을 하고 싶은데 대기업 경력자부터 찾으니….”(구직자)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9년 청년채용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직업선호도 검사를 하고 있다.| 임현주기자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9 대기업 협력사 청년채용박람회’ 현장은 ‘박람회’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무료 입장에다 직업 선택에 도움을 주는 직업심리검사 코너도 마련됐지만 이날 박람회장을 다녀간 사람은 400명 안팎에 그쳤다. ‘심각한 채용난’이란 언론 보도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포스코 등 8개 대기업이 추천한 50개 ‘알짜’ 중소기업이 참가해 기업 소개와 1 대 1 면접 등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협력사에는 그나마 구직자가 몰려 10여명씩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기업 부스에는 안내직원들이 2~3시간씩 아무 일 없이 시간만 때우는 등 한산했다.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와 구직자 간에는 인식차가 뚜렷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청년 구직자들이 대기업에 들어갈 생각부터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이 신입사원보다 대기업 출신 경력자를 선호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노동부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이모씨(25)는 “졸업 후 반년 넘게 대기업에만 원서를 넣었다”면서 “2~3개월 전부터 눈을 낮추고 중소기업을 생각하게 됐는데 박람회장에서 ‘대기업 경력직 우대’란 문구를 보는 순간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유모씨(27)는 “중소기업이라도 비전만 있으면 지방에 내려가 근무할 자신도 있는데 ‘대기업 경력자 우대’라고 밝힌 기업들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고 말했다.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박모씨(32)는 “한 중소기업을 찾아가 면담했지만 나이가 많아 곤란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능력이 있고 업체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믿었는데 업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어떤 분야 업체인지도 모르고 이력서를 낸 구직자도 많았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ㅇ사 관계자는 “이력서를 40통 정도 받았다는데 지원자들이 우리 회사의 업무 분야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에서 몇 시간이나 기다렸으나 단 2명만 상담한 대기업 협력사도 있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0명 안팎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낮을 줄은 몰랐다”면서 “기술력이 탄탄하고 비전이 있어도 홍보 등을 할 여력이 없어 인재를 얻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람회를 준비한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조안호 팀장은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라면 아예 구직자들이 찾지 않아 이번에는 대기업에서 추천받은 협력사 50개를 선정했는데도 참가 인원이 적었다”며 “참가 업체 중에는 매출액이 1조원 넘는 회사도 있는데 ‘중소기업’이란 이유만으로 구직자에게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50개 기업은 온라인으로 6일까지 추가 입사지원을 받고 총 300명을 채용할 계획인 만큼 늦게라도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 협력사 50개 업체 기업정보와 취업정보는 홈페이지(www.naeilshot.co.kr/winwin)에서 추가 안내된다.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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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s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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