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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 9일간의 여정, 생생 러시아 현지 취재기

경향신문 임현주 기자는 지난 4월 6일부터 14일까지 러시아 현지에서 이소연씨의 우주여행을 밀착 취재했다. 이소연씨 어머니 정금순씨와 아버지 이길수씨를 비롯해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인천 공항에서 만난 이소연씨 부모님
유리 가가린 이 후 47년
12년 전 모스크바 레닌대로에서 처음 봤던 세계 최초 유인 우주인 유리 가가린 동상을 잊을 수가 없다. 순수 티타늄으로 만든 30m 동상에는 러시아인의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가가린 동상 옆에는 조그마한 공 모양이 눈에 띈다. 1961년 4월 12일 우주에서 지구를 보니 지구가 축구공만 하게 작아 보였다는 가가린의 메시지다.

유리 가가린이 우주 시대를 열고 47년 만에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30)가 우주로 갔다. 우주에 머무는 동안 18가지 과학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대한민국에 본격적인 우주 시대를 열기 위해 첫 스타트를 끊은 이소연씨. 아시아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이자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우주로 향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기 위해 8박 9일간 긴 여정을 시작했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소연씨 가족
지난 4월 6일 인천공항. 출국 준비를 하는 이소연씨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 정금순씨(57)는 “그동안 딸 걱정 하느라 신경 많이 써서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떠나는 중”이라며 피곤한 모습을 내비쳤다. 아버지 이길수씨(58)가 딸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보다 몸 건강히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어린아이를 물가에 혼자 내놓는 것처럼 근심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7일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바 제3공항. 전세기 티케팅을 기다리면서 이소연씨 남동생 이기백씨(25·카이스트 박사 1년)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어려서부터 ‘은하철도 999’ 그림을 그려서 방에 붙여놓던 큰누나가 우주로 향한 꿈을 이루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서 기쁘다”며 “남들보다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니까 모든 임무를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가 워낙 허약 체질이라 네 살 때부터 태권도를 했어요. 근데 큰누나는 통통한 게 콤플렉스였나 봐요. 일반인보다 과근육체질이라고 하던데, 사실 누나는 체중을 좀 줄이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해도 잘 안 되니까 그때부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운동을 하더라고요(웃음). 자연히 건강 체질이 됐죠."


발사 직전, 가족들의 긴장
모스크바에서 3시간쯤 남동쪽으로 이동하니 카자흐스탄 영토 내에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나왔다. 기온은 영상 15~18도를 웃돌았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 기내 안에서 창밖을 보니 서부영화의 배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바이코누르는 ‘갈색 대지’라는 의미다.

코프모나프트(우주인) 호텔에서 열린 이소연씨 기자회견. 그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유리벽 사이로 마이크를 이용해 인터뷰를 가졌다.

이소연씨 어머니 정금순씨의 편지
“방에서 편안하게 책 읽다가 내려왔어요. 아직 믿기지가 않아요. 혼자 우주로 가는 게 아니라 남·북한 모든 국민의 눈과 함께 간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 전 갑자기 우주인이 교체되는 바람에 우주에서 바를 로션도 못 챙겼어요. 가족 사진, 친구 사진 그리고 가가린센터에서 함께 고생한 사람들의 사진을 챙겼어요. 러시아 우주인들을 위한 깜짝 선물도 몰래 준비했어요. 우주인들 아들 딸 사진이에요. 최근에 모스크바 근교에서 훈련받으면서 가족들도 함께 와서 휴식을 취했거든요. 그때 제 카메라로 사진을 담아서 인화했죠. 저는 열흘 후면 돌아오지만 세르게이 볼코프나 알렉 코노넨코는 6개월 더 머무르다 오잖아요.”

8일 바이코누르 우주 발사대. 한국 첫 우주인 탄생을 지켜보기 위한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소연씨는 소유즈 TMA-12호 발사 전에 한 번 더 건강 상태를 점검받았고, 우주 멀미약도 챙겼다. 발사 후 48시간 동안 지구를 34바퀴 도는 과정에서 우주 멀미가 심하면 세르게이 볼코프가 멀미 주사를 놓아주기로 했다. 여성의 생리 현상을 방지하는 억제약도 먹었다. 이제 우주선 발사만 남았다.

이소연씨 가족들과 교육과학기술부 박종구 차관은 VIP 발사 전망대로 갔고, 기자단과 관람객들은 일반 전망대로 이동했다. 원활한 취재를 위해 박 차관에게 부탁해 VIP 전망대로 이동했다.

이소연씨 아버지는 “소연이가 중학교 입학했을 때 수학여행을 보내던 기분”이라면서 “잘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로켓이 발사되면 그 밑에 불구덩이도 같이 하늘로 오르는 게 걱정된다”며 기도했다.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의 기도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 러시아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와의 인터뷰는 아무리 시도해도 ‘불가능’이란 회신만 돌아왔다. VIP 전망대를 뒤졌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러시아 방송국 카메라맨이 “레오노프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1965년 세계 최초로 우주를 20분간 유영한 레오노프. 그는 전망대 왼쪽 2층 건물 베란다에서 외신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재빨리 건물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올랐다. 베란다에서는 우주선 발사대가 정면으로 보였다. 오른쪽 철 계단 끝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갈색 머리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72)가 소유즈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45년 전에 나는 조종사 자격으로 우주에 갔지만 이소연씨는 연구를 하러 가죠. 하지만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만나본 이소연씨는 이해력이 뛰어났고, 인품도 훌륭한 친구였어요. 소연씨라면 우주에서 맡은 18가지 실험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것입니다. 이제 한국 우주 항공 역사에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거예요. 저는 항상 우주선 발사대 앞에 서면 가슴이 설레요. 소유즈를 한번 보세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우주에서 71시간 50분을 보내고 지구로 귀환할 때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어요. 넓은 호수가 보이는데 ‘우주에서도 살아온 내가 호수에 빠져 죽는 건 아닌가’하고 걱정했죠. 다행히 무사히 귀환을 마칠 수 있었는데, 우주에 가면 누구나 저처럼 긴장되는 순간이 있어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만 대처하면 사고 없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소연씨도 잘해낼 것입니다.”

모스크바 레닌대로,유리 가가린 동상
테레시코바는 발사 10분 전부터 이소연씨를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달리 발사 전에 카운트를 하지 않고 정시에 발사한다. 순간 건물이 흔들렸고, 공항 주변에서 들리는 비행기 소음을 100배쯤 압축시킨 것 같은 굉음이 들렸다. 테레시코바는 “소연씨, 놀라지 말고 꽉 잡아”라고 외쳤다.

10일, 모스크바 북쪽 MCC 임무통제센터에서 소유즈선과 ISS(국제정거장) 도킹을 기다렸다. 러시아 관계자들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소연씨가 해치를 열고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ISS에 들어가는 모습은 신비로웠다. 이소연씨는 밝고 씩씩하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12일 러시아 ‘우주인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가가린 훈련센터도 들렀다. 그곳에서 만난 교수, 우주인 관계자들은 “이소연은 적극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친화력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귀환 이후 이소연씨는 항공우주연구원에 선임연구원 자격으로 한국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일을 하게 된다. 이소연씨의 우주 방문을 계기로 한국 항공우주산업에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1 우주에서의 24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우주인의 하루는 미 항공우주국(NASA)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영국 시간(그리니치 표준시)에 따라 움직인다. 지구 주변을 90분마다 한 번 돌기 때문에 하루에 낮과 밤이 16번 반복된다. 생체 시계가 고장 날 수밖에 없어 잠잘 때는 눈가리개와 귀마개가 필수다. 귀마개는 우주선 내 70데시벨(dB) 이상의 기계 소음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수면에 방해를 주는 소음은 40dB 이상이다. 중력이 작용하지 않아 코골이가 사라진다는 점도 특이하다. 코골이는 누워서 잘 경우 혀가 중력에 의해 기도 쪽으로 밀려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우주인은 통상 오전 6시 시설 점검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식사 시간은 6시 40분 정도. 볼일은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화장실을 이용한다. 남녀 공용이다. 소변은 고무호스처럼 생긴 튜브를 사용하고, 대변은 좌변기에 나 있는 직경 10cm의 구멍에 정확히 맞춰야 한다. 배설물이 무중력 환경에서 둥둥 떠다니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소연씨는 우주로 떠나기 전, 이 같은 시설을 이용해 대소변을 해결하는 훈련을 꾸준히 받아왔다.
점심시간은 대개 12시부터 1시 사이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하루 한 시간씩 운동은 필수다. 사이클 운동기구를 사용하거나 우주용 역기를 들기도 한다. 역기는 중력을 느낄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할 때는 그저 수건에 물을 묻혀 닦는 수준이다. 하루를 마감하는 잠자리는 오후 9시 반부터이며 벽에 고정된 침낭으로 만족해야 한다.


2 우주에서 겪을 법한 병들
이소연씨가 우주에 머무는 시간은 12일에 불과해 심각한 후유증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간 우주에서 생활할 땐 우주 불면증, 골다공증, 피부 노화, 부종(부어오름)의 네 가지 증상을 감내해야 한다.

우주 골다공증의 원인은 무중력 때문이다. 우주선 내에선 지구 중력에 맞서 몸을 일으키거나 걷는 데 필요한 근육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근력이 약해진다. 뼈의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 한 달가량 우주에서 생활하면 1% 정도 낮아진다. 우주정류장에서 1년 이상 지냈던 우주비행사가 지구로 귀환한 뒤 한동안 누워 있거나 휠체어 신세를 지는 이유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척추의 뼈와 뼈 사이 연골, 팔다리의 관절이 늘어나 키가 4cm 이상 커질 수 있지만 근육과 신경이 함께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소연씨도 하루 만에 키가 3cm 늘었다.

피부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우주는 피부 건강에 관한 한 최악의 환경이다. 지구에서는 공기 중 산소 비율이 20%(나머지는 질소)에 불과하지만 우주복 안은 100% 산소로 채워진다. 이때 과잉 생산된 활성(유해)산소가 정상 피부세포에 손상을 주어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 우주 부종도 나타난다. 지구에선 하반신 쪽으로 피가 몰리지만 우주에서는 머리 쪽에 피가 쏠려 얼굴은 늘 퉁퉁 부은 상태다.

글 / 임현주 기자(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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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s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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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촬영장에서 카메오로 출연한 표도르 에밀리아넨코를 만났다. 모든 스텝들이 박수치고,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자 표도르는 상당히 긴장한 것 같았다.

"Федор ! Скажите пожалуиста что ни-будь."
"표도르! 한말씀만 해주세요"라는 첫 마디에 "무슨 말을 해줄까요?"라며
미소지었던 표도르.  ^^;;





내조의 여왕의 오지호(달수 역)와 멋진 연기를 마무리한 표도르. 다음번 방한 때는 꼭 한번 단독 인터뷰 해주겠다는 약속 지켜주시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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