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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월 11일자 한국일보 19면


한국일보, 아이폰 이용 PC·노트북 해킹 첫 확인
해킹 프로그램 숨긴 동영상 P2P 통해 유포
검색 내용은 물론 얼굴·목소리까지 줄줄이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아이폰만 있으면 노트북 이용자의 사생활까지 실시간 엿볼 수 있어요."


국내 한 인터넷보안업체 사무실에서 만난 A씨는 기자의 노트북을 가리키며 "방금 인터넷으로 무엇을 검색했는지, 검색할 때 행동도 다 맞춰보겠다"며 기자가 검색한 기사 제목부터 관련기사 사진은 물론 등장 인물의 포즈까지 정확히 맞춰냈다.
기자가 누구와 통화했고, 노트북 앞에서 자리를 몇 번 비웠는지 까지 눈앞에서 본 듯 정확히 알아냈다.
A씨가 족집게처럼 기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었던 비밀병기는 다름아닌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아이폰이었다.

A씨가 보여준 아이폰 화면에는 노트북에 장착된 카메라에서 비추고 있는 기자의 얼굴과 움직임이 그대로 드러났으며, 목소리도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그는 "노트북의 음량을 꺼놓거나, 노트북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아도 도ㆍ감청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트북 오른쪽 하단에 표시되는 백신 프로그램 작업표시줄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고,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결과 "탐지된 보안 위협 없음"으로 나왔다.
A씨는 "스마트폰으로 혼자 사는 여성의 사생활을 실시간 엿본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끔찍하겠냐"면서 "컴퓨터(PC)나 노트북에 있는 화상카메라로 여성의 일상생활을 동영상 파일저장해 인터넷에 유포해도, 인터넷 주소(IP)추적이 안돼 범인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노트북 전원을 끄자 아이폰 화면에서 도ㆍ감청된 화면이 사라졌고, 다시 전원을 켜자 A씨 아이폰으로 기자가 노트북으로 접속한 IP가 전송됐다. A씨가 영문으로 된 입력란에 기자의 IP주소와 몇 가지 암호를 입력하자 아이폰은 또 다시 실시간으로 기자의 노트북을 감시했다.
노트북 해킹 경로에 대해 A씨는 "파일공유(P2P) 사이트 등에 해킹프로그램이 숨겨진 동영상 파일을 다운받은 컴퓨터는 모두 해킹이 가능하다"며 "확장자 명도 'avi'로 정상이지만 이 파일 안에는 PC가 인터넷에 접속될 때마다 해커에게 IP를 알려주는 명령어가 입력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 파일의 확장자가 동영상파일 확장자와 같기 때문에 백신 프로그램은 절대 인식할 수 없다"면서 "스마트폰으로 PC해킹은 물론, 스마트폰끼리 해킹을 해도 IP추적이 불가능해 범인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P2P사이트에서 별다른 의심 없이 전송받은 해킹 프로그램을 해커가 원격 조정을 통해 PC내 다른 프로그램속에 숨겨놓으면 이를 찾아낼 재간이 없다"며 "이를 통해 주식 관련 정보를 미리 빼내거나, 정부 및 공공기관의 기밀자료, 기업정보 등을 빼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동안 PC에서 PC를 해킹하고 감시했던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이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널리 퍼진다면 끔찍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아이폰으로 노트북을 원격 제어하는 것도 직접 보여줬다. 기자가 검색한 창이 스스로 닫히는가 하면, 다운로드 받은 파일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등 마치 누군가에 의해 컴퓨터가 원격 조정되는 느낌이었다.
A씨는 "KT가 인터넷 소프트웨어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관련 프로그램이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면 충격이 클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보안의 위험에 노출된 것은 이제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앱스토어에서 구입한 프로그램을 약간 변형해서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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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월 11일자 한국일보 1면


아이폰으로 사생활 엿볼 수 있다                                       

한국일보, 노트북·PC이용자 실시간 도·감청 첫 확인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폰이 남의 사생활을 훔쳐볼 수 있는 도ㆍ감청 장비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는 아이폰과 같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여타 스마트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한국일보가 국내 한 인터넷 보안업체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컴퓨터 해킹'가능성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해커 역할을 한 이 보안업체 직원이 아이폰을 통해 노트북이나 PC 앞에 앉아 있는 이용자의 행동, 목소리 등을 실시간 감시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해커는 또 컴퓨터 바탕화면 등을 수시로 체크하며, 원격 제어까지 자유자재로 실행했다.
반면 해킹 프로그램이 설치된 PC는 백신 프로그램이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었으나, 이 해킹 프로그램이 '바이러스'로 분류되지 않아 PC 감염 여부에서는 "탐지된 보안 위협이 없음"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PC가 다른 PC를 원격 감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적은 있으나, 아이폰 등 휴대폰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은 처음 확인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영화파일을 가장한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운 받는 PC마다 인터넷주소(IP)를 해커의 스마트폰에 전송하도록 지정했더니, 해당 PC가 인터넷에 접속될 때마다 IP를 실시간 알려왔다"면서 "아이폰에 상대방 IP를 입력하면 원격제어도 가능하고, 노트북 웹캠으로 도감 및 도청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통해 특정 회사의 정보를 빼낸다거나, 특정인의 주식거래 현황을 몰래 훔쳐보는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특히 아이폰 등 스마트폰은 이동할 때마다 IP주소가 바뀌기 때문에 해커 추적이 불가능해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며 보안프로그램 개발 등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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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월 6일자 한국일보 1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초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SK텔레콤의 미국 애플의 아이폰 도입을 유보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K텔레콤은 실제로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위(51%)인 SK텔레콤이 아이폰을 도입할 경우 삼성 휴대폰 판매량이 국내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최 회장에게 이 같이 요구했고, SK텔레콤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삼성전자는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해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다”며 “옴니아2 출시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이유도 KT가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에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이유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아이폰 도입에 적극적이었으나, 최 회장의 지시를 받고 도입을 보류했다”며 “SK텔레콤 내부적으로는 지금도 아이폰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정황상 있을 수 있는 얘기지만 사실관계 확인은 힘들다”며 “당시 정 사장이 경쟁상황과 상황을 고려, 도입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고 검토를 통해 일단 도입을 유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아이폰을 도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미국 출장 중이라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애플 아이폰의 파급효과는 컸다. 아이폰은 지난 해 11월 말 출시한지 한 달 만에 판매량 20만대를 돌파, 이 기간 국내 휴대폰 시장 전체 판매량(193만대)의 점유율 10%를 차지했다. 아이폰의 위력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에 휴대폰 단말기 시장점유율이 56%까지 상승했다가 11월에 50%, 12월에 48.7%로 점유율 하락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10월 100만원대의 고가폰 ‘옴니아2’를 아이폰과의 경쟁차원에서 한달만에 판매 가격을 30만~40만원이나 낮추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와 KT의 불화설이 불거진 이유도 아이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가 옴니아2보다 아이폰 마케팅에 열을 올렸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KT에 옴니아2 단말기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았고, 제품 박스에‘쇼옴니아’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옴니아2 명칭은 단말기 박스에 기재되어 있고, 보조금 문제는 다른 이유에서 지원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KT도 삼성의 고객사인데 어떻게 함부로 하겠냐”며 KT와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임현주기자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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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다녀오고 장미란 선수와 관련된 예전 기사를 추억해봅니다.
관련 기사들을 찾아 올려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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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포츠] 태릉선수촌 ‘영어 삼매경’
2007년 7월 4일자 경향신문

“영어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어요.”

 

여자 역도 간판스타 장미란(24·고양시청)과 세계 최강 빙상 스프린터 이강석(22·의정부시청)이 요즘 태릉선수촌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입촌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해 개설된 주 2회 영어회화 수업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선수반(월·수), 지도자반(화·목) 수업이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니 ‘주경야독’인 셈이다. 낮 훈련, 밤 공부.

지난 2일 태릉에서 만난 장미란은 막 한글을 깨우쳐 글 읽는 재미를 붙인 아이처럼 영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수업 없는 날에도 운동 끝나면 영어 CD를 반복 청취하는 낙으로 생활한다”고 자랑했다. 훈련 스케줄 때문에 지도자반에서 수강 중인 장미란은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게 부끄러웠는데 요즘은 한결 자신감이 붙었다”며 “훈련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영어 공부에 거의 다 투자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미국 세계선수권대회 5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이강석의 영어 공부 열의도 만만치 않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자신있게 영어 인터뷰를 하고, 외국 선수들과 영어로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게 바람이었다”면서 “태릉에서 ‘말하기’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고 수업을 듣는다”고 전했다.

태릉 영어회화반에서는 딱딱한 문법 대신 국가대표들이 익혀두면 좋은 실용 표현을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국제공항이나 해외 전지훈련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방법 등이다.

선수촌 영어강사 김나라씨(34)는 “미란이나 강석이는 태릉에서 영어 공부 열심히 하기로 소문났다”며 “다른 선수들도 자극을 받았는지 최근들어 수업 참여율이 부쩍 높아졌다”고 전했다.

체조 국가대표 출신으로 은퇴후 8년간 미국에서 살았던 김씨는 “선수들이 ‘선생님’보다는 ‘태릉 선배’로 생각해 더 수업을 잘 따라온다”면서 “후배들이 ‘국제 선수’로 성장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임현주기자〉

*^^*  2009년 11월 현재.  장미란 선수는 여전히 태릉에서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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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살 찌우기 전쟁’…아직도 15㎏ 부족해요
2007년 9월 14일자 경향신문

“남들은 빼느라 힘든데, 저는 살찌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어요.”

‘여자 역사’ 장미란(24·고양시청)이 2008 베이징올림픽을 향해 ‘살과의 전쟁’에 들어갔다. 그가 소망하는 몸은 보통 여성이 그리는 날씬한 몸매가 아니다.



이미 100㎏을 넘긴 체중인 데도 몸을 더 불리는 게 목표다. 올림픽에서 여자 최중량급(+75㎏)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는 중국 라이벌 무슈앙슈앙과 비슷한 체격 조건을 만들어야 제대로 파워를 쏟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부터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장미란은 지난 두달 동안 어렵게 3㎏을 불려 현재 117㎏이 됐다.

하지만 무슈앙슈앙(132㎏)과는 아직도 15㎏이나 차이가 난다. 작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무슈앙슈앙에게 진 원인 중 하나가 그에 비해 왜소한(?) 체격조건 때문이라는 분석이어서 장미란에게 체중 불리기는 꼭 성공해야 할 과제다.

여자대표팀의 오승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장미란이 120㎏을 넘길 경우 최근 연습기록인 인상 135㎏, 용상 173㎏을 넘어서 인상 140㎏, 용상 180㎏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인상 세계 최고기록은 무슈앙슈앙의 139㎏이고, 용상은 옛 라이벌 탕공홍(중국)이 갖고 있는 182㎏이다.

일반적으로 역도선수가 체중 1㎏을 불리면 기록이 3~5㎏가량 향상되지만 무제한급 선수에게는 이 공식이 맞아떨어지진 않는다. 오감독은 “당초 계획은 9월까지 120㎏을 넘기는 것이었는데 갖은 방법을 동원해 무던히 애썼는데도 실패했다”며 아쉬워했다.

태릉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하루 평균 재료비만 1인당 2만4000원이 책정돼 영양 많은 고칼로리 음식이 대부분이다. 점심 한끼에도 볶음밥, 스테이크, 파스타, 튀김, 국수, 빵, 케이크, 우유 등 보통 사람들이 3끼에 걸쳐 나눠 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제공된다. 하지만 장미란 만큼은 태릉에서 주는 음식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목표달성을 위해 취침 직전에도 간식을 먹었고, 최근에는 매일 저녁 외식을 했지만 그래도 쉽게 살이 오르지 않았다. 오감독은 “미란이가 무리하게 체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부담이 컸던 것 같다”며 “최근에는 호흡이 가빠지고 몸이 둔해져 일단 멈췄고, 대회가 끝나면 다시 더 찌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미란은 새벽부터 하루 종일 충실히 훈련하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그만큼 칼로리를 많이 소모해 어려움이 많다. “아무리 먹어도 훈련하고 나면 땀으로 다 빠져나가는데 어떡해야 하나”라는 게 장미란의 하소연.장미란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오감독은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차원에서 경쟁시킬 것”이라며 “기력을 노출하면 안되고, 부상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 컨디션에 맞는 작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오감독은 “최근 들어 미란이의 근력과 밸런스가 많이 향상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장미란은 대회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4시30분 최중량급에 도전한다. 오감독과 경량급 선수들은 14일 출국하고, 장미란은 19일 현지로 떠난다.

〈임현주기자〉

*^^* 장미란 선수는 남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역도선수로 세계 정상에 우뚝서기위해... 그런데 훈련량이 너무 많아서 먹어도 먹어도 계속 115kg대를 유지하더라고요. 이번에 대회 때도 몸무게가 115kg대였어요.
실제로 장 선수를 만나면 근육량 때문에 무게가 그리 많이 나가 보이지 않아요.
훗날 운동을 그만두면 장 선수도 지금과는 정 반대의 고민을 하겠지요.

언젠가 장미란 선수가 그런 말을 한적이 있어요. 역도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몸무게가 75kg 초반대였나 60kg대였나 그랬는데, 그때 아무도 저 체중급으로 준비하란 말을 안해줬데요. 그냥 살을 계속 찌워서 75kg 이상급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군요. 중 3때 운동 시작해서 30-40kg를 찌운 것인데 얼마나 고생했겠습니까. 실제로 장미란 선수를 만나보면 몸이 모두 근육이어서 화면에서 보는것 보다 더 날씬합니다.
그냥 '통통하다'는 느낌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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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새해소원은 “복학” 이다
2007년 12월 26일자 경향신문

여자역도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장미란(24·고양시청)이 한달 가까운 해외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중국, 일본에서 보름씩 훈련하고 지난 24일 서울 태릉선수촌으로 복귀한 장미란은 짐을 풀자마자 훈련 일정부터 점검했다. 크리스마스 아침부터 빡빡하게 짜여져 정말 쉴 틈이 없다.




새해 장미란의 가장 큰 목표는 물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4년전 아테네에서 중국선수에 유리한 판정으로 은메달에 그쳤던 한풀이를 꼭 하고 싶다. 장미란은 올림픽 금메달만큼이나 바라는 게 있다. 장미란이 새해 반드시 이루길 소망하는 ‘▒’는 바로 ‘복학’이다.

2005년 체육 특기자로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장미란은 지난 2월 전 소속팀 원주시청을 떠나는 과정에서 이중등록 문제가 불거져 3학년 진학을 포기했다. 실업팀 소속으로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는 선수는 장미란 외에도 많지만 사실상 사문화된 대한체육회 규정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하는 수 없이 학업을 멈추고 고양시청으로 옮겨야 했다.

장미란은 “전에는 베이징 올림픽까지 열심히 해서 운동을 빨리 마치고 공부할 생각이었는데 최근에 목표가 바뀌었다”면서 “힘과 기량이 닿는 한 2012년 런던올림픽, 그 다음 올림픽까지라도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의 계획을 수정하면서 학업을 빨리 마쳐야 한다는 생각도 절실해졌다”며 “태릉선수촌과 고려대가 지하철(6호선)로 여섯 정거장밖에 안되는 가까운 거리인데도 갈 수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한번도 접은 적이 없다는 장미란은 “새해에는 대한체육회 규정이 바뀌어 실업팀 소속 선수들도 자신의 장래를 위해 학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캠퍼스 생활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대학 시절 동기생들보다 3년 늦게 입학하는 바람에 ‘언니’ ‘누나’로 불렸는데 그때는 낯을 많이 가려 제대로 친구 한명 사귀지 못했다. 장미란은 “다시 학교에 간다면 적극적으로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다”고 열망했다.

장미란은 대학에서 공부할 수 없는 한을 태릉선수촌에서 운영하는 영어수업을 받으며 대신 풀었다. 예습, 복습 철저히 하고 국제대회나 전지훈련을 가면 그대로 활용했다. “선생님, 그때 배운 것 이렇게 써먹고 왔어요”라며 기뻐했던 그다.

장미란에게 대학 복학은 너무도 간절하고 절실한 소망이다.

〈임현주기자〉

*^^* 2007년 크리스마스날, 장미란 선수가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했어요. 영광스럽게도 크리스마스를 장미란 선수와 함께 보냈던 것이죠. 이 기사가 나가기 전에도 대한체육회 규정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는 기사를 썼고, 선수를 배려하는 규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때 기사들이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어쨋든 2008년 초에 장미란 선수는 복학에 성공했습니다. 2010년 2월에는 장미란 선수가 졸업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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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하고 짬내서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봤어요.
장미란 선수를 추억하다보니 '기자'라는 직업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네요.
현장에서 늘 '중심'에 서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알게되는 것.
르포나 현장취재, 인터뷰를 하다보면 뽀빠이가 시금치 먹은 것 처럼 힘이 솟아요.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고, 많이 배웠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 과정에 서 있고요.

이런것이 보람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회사에 회의하러 들어가야하는데, 그럼 다음에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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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s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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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1월 28일(토)  저녁 7시.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2009 역도 세계선수권대회 현장에
            갔습니다.  장미란선수(75kg+)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지요.  장미란 선수 얘기로는 고양시 세계선수권대회 
            규모가 2008 베이징올림픽 역도 경기장보다 훨씬 컸다고 합니다.  장미란씨의 경기를 보기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무대를 정면으로 왼편에 자리를 맡았지요.



          (사진설명/ 29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09 역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77kg급 금메달
          사재혁(오른쪽) 과 임현주기자.)

           어디서 많이 본 선수? *^^*  남자 77kg급에서 금메달을 딴 사재혁 선수죠. 사재혁은 장미란의 후배지만
          두 사람은 아주 각별한 사이입니다. 선후배를 떠나 선의의 경쟁자이면서,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동반자'같은 존재?...
          사재혁 선수 경기는 화요일(24일)이어서 관중들이 많지 않았다던데, 나름 장미란선수에 대해 질투를
          하더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역시, 장미란의 위력은 대단해...!"
         "내 경기날은 이런 응원도구도 없었는데...OTL"

          사실 사재혁 선수 경기날도 제가 손에 들고있는 저 응원도구를 나눠줬다고 하네요. 그런데 역도는
         프로종목과 달라서 팬들이 무언가를 들고 단체로 응원하는게 아직 익숙치 않아 다들 갖고만 있고, 펼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장미령씨(장미란 동생)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싸군(사재혁 선수)을 위로해줬죠.


          대회시간이 오후 7시에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MBC 중계 일정때문에 15분 지연됐습니다. 바로 눈 앞에
          펼쳐진 무대에서 장미란 선수의 경기를 보게되는게 제가 다 긴장되더라고요.   2007년 체육부에서
          장미란선수 경기를 취재한 뒤 2~3년만에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이니까요.

           장미란선수가 입장하네요. 카메라가 흔들려서 '월리를 찾아라'처럼 장미란을 찾아야겠지요?
           체격이 비슷해보이지만 장미란선수는 앞에서 5번째네요. (인솔자 포함)




            장미란선수가 많이 긴장한것 같네요. 살짝 경직된 자세로 손을 흔들며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죠.

            역도 경기장에서 태극기의 물결이 휘날리는 것은 처음 봅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재혁 선수는 감탄을
            하더군요.  "내 경기날은 볼 수 없었던 관경인데...." 아쉬워하기도 했고요.
          (여러분,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09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사재혁선수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장미란 선수 모습이죠.  막상 장미란 선수 경기가 시작된 뒤로는 긴장되서 사진을
          못찍었네요.  찍을 정신이 없었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지요.


          장미란은 인상에서 136kg을 들어올리며 은메달을 확정지었죠. 90kg 18세 러시아 소녀의 괴력을 본 뒤
          저도 살짝 긴장했습니다.  용상에 앞서서는 정말 기도하는 심정으로 경기를 봤지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 휴가도, 명절도, 주말도 없이 태릉선수촌에서 밤낮으로 고생했던 장미란 선수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면서요.

         용상 1차시가 실패. 2차시기때 174kg 성공. 이미 용상 금메달, 합계 금메달은 예약이 된 상황이었죠.
         그리고 3차시기.., 장미란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기록을 넘어야하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의 끝이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설마... 잘 할 수 있겠지?... 잘 할거야.
         장미란선수가 175kg부터 무게를 올리며 시간을 확보하는 과정에 무대 뒤편에서 두 눈을 감고 이를 꽉 물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정말 얼마나 간절했던지.. 저도 제 손을 꽉 쥐었지요.

         장미란은 침착하게 바벨을 잡았고, 기적같이 세계신기록 187kg을 들어올리며 영광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장미란 선수가 환하게 손을 흔들며 웃고 있습니다. 자신을 격려해줘서, 고맙다고 웃으며 인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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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후각 둔하면 불합격 ‘쓴맛’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2009년 11월 21일자 경향신문
 
ㆍ제빵업체 SPC 이색면접 현장
마케팅·생산지원자도 필수
ㆍ관능테스트 통과해야 입사

흰색 가운을 걸친 감독관 앞에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 여러개가 놓여 있다. 말쑥한 정장 차림을 한 남녀 사원들이 컵에 든 내용물의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언뜻 병원의 건강검진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실상은 신입사원 채용이 진행 중인 식품업체 SPC그룹의 면접시험장이다.

20일 서울 역삼동 SPC 강남지점에서는 신입사원 1차 면접으로 관능평가가 진행됐다. 수험생의 미각·후각·촉각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SPC그룹은 빵과 아이스크림을 주로 생산하는 파리크라상·샤니·배스킨라빈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파리크라상과 샤니 등을 운영 중인 SPC그룹 1차 면접이 열린 역삼동 사옥에서 20일 응시자들이 관능평가를 받고 있다. 박민규기자


수험생 엄종율씨(27)는 미각 테스트를 받다 면접관에게 난감한 표정으로 “리필 되나요”라고 물었다. 똑같은 크기의 유리잔 4개에 들어 있는 액체의 맛을 보다 검사물을 다 마셔버린 것이다. 엄씨는 “후각 테스트를 할 때도 손으로 부채질을 해 향을 일으켜야 했는데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 정확한 답을 쓰지 못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연웅씨(27)는 “관능평가에 지장을 줄 것 같아 술과 담배를 며칠 전부터 하지 않았다”며 “껌을 씹을 때 맡았던 향인데 평소 그 냄새가 어떤 물체에서 나오는 것인지 무관심했던 탓에 구체적인 답을 적기 어려웠다”며 아쉬워했다.

관능평가에서는 ‘과일향’이나 ‘달콤한 향’이라고 적으면 점수를 받지 못한다. ‘수박향’ ‘초콜릿향’처럼 구체적인 과일이나 음식 이름을 제시해야 한다. 시간 제한은 없지만 시험관에 든 내용물이 모두 달라 커닝은 불가능하다.

SPC그룹은 2004년부터 관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빵이나 아이스크림을 파는 업체 직원들은 절대 미각은 아니어도 맛있는 제품을 찾아내는 감각은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제품 연구개발 분야뿐 아니라 마케팅·회계·생산 등 모든 분야 지원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를 통과하지 않으면 입사할 수 없다.

SPC그룹은 올해 초부터 제품 포장과 매장 디자인에도 눈길을 돌려 예비 사원들의 디자인 감각도 평가한다. 미각 이전에 고객의 시각을 사로잡자는 의도에서다.

현주엽 SPC그룹 차장은 “음식 맛이나 향기는 기계장치로 구별할 수 없어 관능검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미각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입사원이 치르는 관능평가에 더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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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생막걸리’에 동생 ‘생약주’ 도전장
                                   임현주기자                      / 2009년 11월 16일자 경향신문
 
ㆍ국순당·배상면주가 배씨 형제 ‘생술’ 경쟁

형이 파는 ‘생막걸리’에 동생이 ‘생약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상면주가 배영호 사장은 16일 형이 운영하는 국순당 생막걸리를 공략하기 위해 자사 주력 제품인 산사춘·민들레 대포·복분자음 등 3가지 제품을 생술(생약주) 형태로 출시했다. 그동안 냉장유통시스템 문제로 막걸리와 생약주는 유통이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2000억원대에 머물던 막걸리 시장이 3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국순당이 생막걸리를 앞세워 전국에 냉장유통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배상면주가는 ‘형님 기업’이 시중에 깔아놓은 냉장유통시스템을 통해 생약주 생산과 판매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배상면주가가 출시한 제품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30일이다. 용량은 모두 1ℓ이며 가격은 5000원대 안팎이다.

배상면주가 김철호 마케팅 부문장은 “생막걸리가 인기를 끌면서 생약주를 찾는 소비자의 요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상면주가 생술은 100% 국내산 쌀(해남)과 복분자(고창)를 사용해 빚었으며 경쾌한 맛과 향이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형님 기업인 국순당은 새 막걸리 제품 ‘맑은 백세 막걸리’를 출시하며 동생의 도전장에 답했다.

국순당은 “농촌진흥청과 공동 개발한 양조전용쌀(설갱미)을 원료로 썼으며 백세주에 들어가는 약재인 산사자·산수유 등을 함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도 10도 이하 냉장 보관할 경우 30일동안 유통이 가능하다.

국순당 관계자는 “생막걸리는 막걸리 시장의 새로운 한 카테고리를 개발한 것인데 솔직히 배상면주가의 생약주는 기존 제품에서 열처리만 안한 것 아니냐”면서 “막걸리도 양을 줄여 마시는 것이 추세인데 1ℓ대용량으로 승부하면 사람들이 마시다 크게 취하게 돼 잘 팔리겠느냐”고 말했다.

생약주 시장은 1000억원대 규모로 국순당이 600억원, 배상면주가가 4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배상면주가 배 사장은 평생 누룩 연구만 한 아버지 배상면씨가 1990년대 초반 국순당을 형인 배중호 사장에게 물려주자 독립해 아버지 이름을 딴 배상면주가를 만들었다.

<임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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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땅에 닿는 0.6초 분석 걷기 편한 신발 만들었죠”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 2009년 11월 16일자 경향신문
  
워킹 운동화 ‘W’개발, 프로스펙스 홍진표 상무
ㆍ2년간 임상실험 끝 탄생 나이키 제치고 1위 넘봐

스포츠 토종 브랜드인 프로스펙스가 돌아왔다. 프로스펙스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나이키·아디다스와 함께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을 주름잡던 3인방 중 하나였다.

홍진표 프로스펙스 신발기획담당관(상무)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 LS네트웍스 본사에서 W 워킹화를 들고 밑창이 11단계로 휘어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90년대 중반만해도 나이키를 누르고 국내시장 점유율 21%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막강 브랜드와 마케팅력을 앞세운 글로벌 브랜드에 밀려 2002년 이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소비자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 전략과 가격 인하로 맞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2007년 모기업인 국제상사의 법정관리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프로스펙스는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최근 워킹 전문 운동화인 ‘W’를 내놓고 재기를 선언했다.

반응은 놀라웠다. 그동안 만년 꼴찌였던 스포츠화 시장에서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현대 목동점을 비롯한 일부 매장에서는 나이키를 밀어내고 매출 1위 품목에 올랐다. 지난 한 달 동안 W를 팔아 2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법정관리 이후 대기업 계열사인 LS네트웍스로 옷을 갈아입고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다.

W 개발을 주도한 홍진표 신발기획담당관(상무)은 “철저한 연구·개발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홍 상무는 17년째 프로스펙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발업계의 산증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예전처럼 종합 스포츠 제품을 고집하다간 망하겠구나 싶어 철저한 시장 분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축구 하면 나이키·아디다스가 떠오르고 러닝 하면 아식스인데, 워킹화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가 없는 데 착안했다고 한다.

홍 상무는 “걸을 때 땅에 발을 디디는 시간이 0.6초인데 대부분 러닝화(0.2초)를 싣고 걷다보니 발목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면서 “체육과학연구원에 의뢰해 발이 지면에 닫는 과정부터 분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W는 신발 밑창이 11단계로 휘어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특허제품. 11개 셀로 이뤄진 신발 깔창이 발의 유연성을 도와주는 ‘무브프리(Move free)’는 특허를 받았다.

홍 상무는 “한국인은 평소 운동량이 부족해 근력이 약하다”면서 “발 뒤꿈치를 땅에 디딜 때 30도 각도를 유지해 주고 오다리나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도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발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게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2년간 임상실험 끝에 48개 품목의 제품을 새로 내놨다. 걷는 시간이나 장소, 강도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선택할 수 있다.

홍 상무는 “품질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퇴근 후 양재천 둔치를 찾아 하루 몇 시간씩 걸었다”고 말했다.

또 언제부터 신발에 땀이 차고 땀 흡수력이 좋은지를 평가하기 위해 하루종일 걷고 신발 냄새를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는 “꼴찌 회사인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외쳐본들 누가 듣겠냐”면서 “직접 신어본 고객들의 입소문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상무는 “평발·까치발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우리 체형은 발의 앞부분이 넓어 디자인보다는 성능 위주로 개발하다보니 패션감은 약간 투박해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때의 건강한 발을 노년기에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한국인 맞춤 신발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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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입점 수수료 횡포 여전               

                                                     2009년 11월 12일자 경향신문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ㆍ전체 매출액의 10~45% 고액수수료 챙겨


 
 
ㆍ공정위, 실태조사… 내달 개선책 나올 듯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들이 입점업체에서 받는 수수료가 최고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신세계·현대를 비롯한 대형 백화점들이 세계 금융위기로 판매업체의 매출이 급감한 지난해에도 입점 수수료를 대폭 올려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백화점의 고액 수수료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중 조사결과와 함께 개선책이 나올 예정이다.

11일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 입점업체에 따르면 의류·가전·주류 업체들은 전체 매출액의 10~45%를 판매수수료로 내고 있다. 또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백화점 측의 각종 할인 이벤트에 매년 10차례 이상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견 의류제조업체 ㄱ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입점 브랜드 중에는 40%에 이르는 수수료를 내는 브랜드도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영점이나 백화점이나 정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지만 이렇게 수수료율이 높으면 아무리 팔아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유명 그룹 계열사인 ㄴ사 관계자는 “본점과 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0~45%에 이르는 백화점 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솔직히 백화점에서는 마진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입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화점 1층에 위치한 패션잡화 매장 수수료는 다른 층보다 훨씬 높아 35% 선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고율의 수수료는 고스란히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게 문제다.

원치 않는 백화점의 정기세일이나 각종 이벤트 참여 요구도 무시 못할 부담이다.

백화점마다 매년 5차례가량 실시하는 각종 할인 행사는 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일을 통해 입점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수수료 액수도 높아져 백화점은 높은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입점업체는 사정이 다르다. 마진율이 백화점 수수료율보다 낮을 경우 매출이 늘어나도 수수료를 떼내면 남는 게 없거나 손해를 볼 수 있다.

한 제화업체 관계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세일 품목을 늘리면 매출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수수료를 더 내야 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그나마 대형 브랜드는 정기세일에 불참하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은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인기 상품의 경우 입점 수수료 대신 단독 입점이나 단독 납품을 요구하며 판로를 막는 경우도 있다. 입점을 조건으로 경쟁사에 매장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이다.

한 막걸리 제조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막걸리는 백화점에서 ‘찬밥 신세’였지만 ‘막걸리 열풍’이 분 뒤로는 백화점마다 좋은 자리를 줄 테니 들어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수수료는 본점 또는 지점, 지역별, 업종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의류나 화장품 수수료는 30%를 웃도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화점 수수료로 인한 업체들의 부담이 늘어나자 공정위는 최근 백화점 입점 수수료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백화점 입점 수수료 수준과 결정 기준, 절차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12월 중 조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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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4일자 경향신문

중소기업 채용박람회 현장 여전한 ‘온도차’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구인업체 “대기업만 찾고 중소기업은 외면”
구직자들 “가능성보다 대기업 경력자 선호”

“신입사원을 뽑고 싶어도 대기업만 찾고 중소기업은 지원하지 않는다.”(구인업체)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가 일을 하고 싶은데 대기업 경력자부터 찾으니….”(구직자)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9년 청년채용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직업선호도 검사를 하고 있다.| 임현주기자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9 대기업 협력사 청년채용박람회’ 현장은 ‘박람회’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무료 입장에다 직업 선택에 도움을 주는 직업심리검사 코너도 마련됐지만 이날 박람회장을 다녀간 사람은 400명 안팎에 그쳤다. ‘심각한 채용난’이란 언론 보도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포스코 등 8개 대기업이 추천한 50개 ‘알짜’ 중소기업이 참가해 기업 소개와 1 대 1 면접 등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협력사에는 그나마 구직자가 몰려 10여명씩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기업 부스에는 안내직원들이 2~3시간씩 아무 일 없이 시간만 때우는 등 한산했다.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와 구직자 간에는 인식차가 뚜렷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청년 구직자들이 대기업에 들어갈 생각부터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이 신입사원보다 대기업 출신 경력자를 선호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노동부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이모씨(25)는 “졸업 후 반년 넘게 대기업에만 원서를 넣었다”면서 “2~3개월 전부터 눈을 낮추고 중소기업을 생각하게 됐는데 박람회장에서 ‘대기업 경력직 우대’란 문구를 보는 순간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유모씨(27)는 “중소기업이라도 비전만 있으면 지방에 내려가 근무할 자신도 있는데 ‘대기업 경력자 우대’라고 밝힌 기업들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고 말했다.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박모씨(32)는 “한 중소기업을 찾아가 면담했지만 나이가 많아 곤란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능력이 있고 업체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믿었는데 업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어떤 분야 업체인지도 모르고 이력서를 낸 구직자도 많았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ㅇ사 관계자는 “이력서를 40통 정도 받았다는데 지원자들이 우리 회사의 업무 분야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에서 몇 시간이나 기다렸으나 단 2명만 상담한 대기업 협력사도 있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0명 안팎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낮을 줄은 몰랐다”면서 “기술력이 탄탄하고 비전이 있어도 홍보 등을 할 여력이 없어 인재를 얻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람회를 준비한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조안호 팀장은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라면 아예 구직자들이 찾지 않아 이번에는 대기업에서 추천받은 협력사 50개를 선정했는데도 참가 인원이 적었다”며 “참가 업체 중에는 매출액이 1조원 넘는 회사도 있는데 ‘중소기업’이란 이유만으로 구직자에게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50개 기업은 온라인으로 6일까지 추가 입사지원을 받고 총 300명을 채용할 계획인 만큼 늦게라도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 협력사 50개 업체 기업정보와 취업정보는 홈페이지(www.naeilshot.co.kr/winwin)에서 추가 안내된다.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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